생장 상관

식물의 기관은 상호 간에 영향을 주고받는다. 한 기관이 다른 기관의 생장 형태나 생장 속도에 영향을 주고받는 현상을 생장상관이라고 한다. 식물의 특정 기관은 이와 이웃한 다른 기관은 물론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식물 전체의 생장과 관련이 있다. 생장 상관은 분지, 밝은, 기관별 생장조절 기술 개발, 조직배양 등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지하부의 뿌리와 지상부의 잎과 줄기는 서로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이는 뿌리가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여 줄기에 공급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뿌리에서 합성되어 공급되는 아미노산과 식물호르몬이 줄기의 생장에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특히, 뿌리에서 합성되는 ABA와 사이토키닌은 지상부 생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 

지상부의 잎과 줄기는 광합성 산물은 물론, 비타민과 호르몬을 공급해주므로 뿌리의 생장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지상부에서 공급되는 옥신은 곁뿌리와 근모의 발생을 촉진한다. 

뿌리와 줄기의 생장은 환경조건에 따라 달라지며, 그에 따라 이들의 비율인 T/R을 또는 S/R 율이 변화한다. 온도와 수분이 적당하고 질소가 충분하면 뿌리보다는 지상부의 생육이 더욱 촉진된다. 반면, 질소 부족이나 건조, 저온 등의 조건에서는 뿌리의 생장률이 더 높아진다.

줄기의 끝눈이 곁눈에 비하여 생장이 우세하고, 원뿌리 정단부가 곁뿌리에 비하여 생장이 우세한 현상을 정아우세하고 한다. 줄기의 정아우세 현상은 쌍떡잎식물을 대상으로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 왔다. 그 원인으로 끝눈이 강력한 싱크활성을 나타내어 양분을 독점한 결과 곁눈의 영양부족, 정단부와 어린잎에서 합성되는 옥신이 극성 이동을 하여 곁눈에 고농도로 축적되면서, 이 고농도의 옥신이 측아 생장을 억제함. 곁눈에는 뿌리에서 합성되어 지상부로 이동하는 사이토키닌이 부족하지만, 카로티노이드 유도체와 같은 생장 억제물질이 증가하여 생장이 억제되는 것 등이 거론되고 있다.

줄기의 정아우세는 식물의 형태를 결정하며, 재배식물에서는 생산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종류에 따라서는 정아우세를 억제하여 곁눈의 생장을 도모하기도 하고, 이와는 반대로 정아우세를 유지/강화하기 위해 곁가지의 발생을 억제/제거하기도 한다.

뿌리에서도 원뿌리의 생장이 곁뿌리에 비하여 우세한 정아우세 현상이 나타난다. 따라서, 원뿌리 선단부를 제거하면 곁뿌리의 발생이 많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곁뿌리의 길이도 원뿌리의 선단으로 갈수록 짧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곁뿌리의 길이도 원뿌리의 선단으로 갈수록 짧아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옥신과 사이토키닌이 뿌리의 정아우세에 미치는 영향은 줄기의 정아우세에 미치는 영향과 정반대이다. 즉, 곁뿌리의 생장은 옥신에 의하여 촉진되고, 사이토키닌에 의해서는 억제된다.

식물의 기관은 크게 영양기관과 생식기관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들 두 기관의 형성과 발달은 상호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리고 작물을 재배하는 경우 이들 기관의 균형된 생장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일반적으로 생식기관의 발달은 영양기관의 생장을 억제함으로써 촉진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줄기를 수평으로 유인하거나 환상박피 등을 해주면 꽃눈 분화가 촉진되고 생식기관의 생장이 촉진된다. 생육환경이 불리하여 영양생장이 억제되면 생식기관이 빨리 분화되고 더 많이 형성되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대로, 과도한 질소시기로 영양생장이 왕성해지면 생식기관의 형성이 지연되거나 억제된다.

토마토의 경우 적엽이나 겨드랑눈 제거로 꽃눈형성이 촉진되기도 하고, 영양생장을 억제하는 TIBA를 처리하면 꽃눈형성이 크게 촉진된다. 또한 낙엽과수 대부분은 신초 생장이 멈추는 시기에 꽃눈분화가 시작된다.

꽃눈의 원기를 제거하면 영양생장이 촉진되고 수명이 연장된다. 구근류에서도 꽃을 일찍 제거해버리면 구근의 생장이 촉진되며, 마늘과 감자에서도 주아 또는 꽃을 일찍 제거하면 인편 또는 괴경의 생장이 촉진된다. 이러한 현상들은 모두 영양기관과 생식기관의 생장상관을 보여주는 예이다. 

잎과 겨드랑눈의 발달은 서로 생장상관을 갖는다. 어린잎과 성숙한 잎은 겨드랑눈의 생장을 억제한다. 겨드랑눈의 생장에도 여러 가지 식물호르몬이 관여한다. 사이토키닌은 잎에 의한 생장 억제 효과를 감소시켜 겨드랑눈의 생장을 유도하는 반면, 옥신, 에틸렌, ABA는 겨드랑눈의 생장을 억제한다.

식물의 동일한 기관들 사이에서도 생장상관은 존재한다. 이들 사이에서 양분이나 호르몬으로 인한 경쟁 관계가 형성될 때 기관의 수를 줄이면 남은 기관의 크기가 커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보상적 상관이라고 한다. 작물의 재배에서 적어/적화/적과/적엽/가지치기 등은 바로 보상적 상관을 이용하는 것이다.

식물의 생장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지배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무엇보다도 생장 속도나 생장해석은 작물의 재배전략을 수립하는 데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식물의 생장 과정을 생장 속도로 이해하고, 생장의 내용을 생장해석으로 추측할 수 있다. 

많은 식물의 발아 후 생장 속도를 조사해 보면 시그모이드 곡선을 나타내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때 생장 속도는 초장/엽면적/생체중/건물 중의 증가로 표시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측정은 전체 식물을 대상으로 하거나 또는 줄기/뿌리/과실 등 식물의 각 기관을 대상으로 할 수 있다.

관련 문헌: 변종용ㆍ윤성중ㆍ이인중ㆍ김도순, 삼고 작물 생리학(서울: 향 문사, 2014), 306-309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