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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학(작물생리학)

작물의 발아와 휴면

by 닥터 초록 2023. 7.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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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의 수많은 작물은 자신의 고유한 특성을 물려받을 그들의 자손인 종자를 만들어 세대를 이어 나간다. 이들 종자는 장차 식물이 될 배, 배의 성장에 필요한 양분을 저장하는 배우, 그리고 이들을 보호하는 종피로 구성되어 있다. 배에는 식물의 잎/줄기/뿌리 등 주요 기관을 형성할 떡잎, 유아, 하 배축, 유근 등의 유조직이 분화되어 있다.

종자 발달은 다음과 같이 세 단계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 시기는 세포의 분열과 조직의 분화가 활발해지는 시기로, 배 발생 과정이 진행되며 배우조직이 증식한다. 두 번째 시기는 세포는 분열을 중지하고 저장 산물을 축적한다. 마지막 시기에서 배는 건조를 견딜 수 있게 되고, 종자는 90% 이상의 수분을 소실하여 탈수상태가 된다. 그 결과, 대사는 중지되고 종자는 정지기로 들어간다. 

후반부의 두 시기에서 발아 능력을 갖춘 생명력이 있는 종자가 만들어진다. 따라서, 작물의 종자는 생장이 멈추어 있는 유식 물체라고 볼 수 있다. 많은 작물 종자는 성숙 후 일정 기간 휴면한다. 휴면 종자는 생명력을 지닌 개체이면서도 불리한 환경조건(고온/저온/건조 등)에 저항력이 아주 강하다. 저항력은 개체의 생명 유지는 물론 종족의 유지/번식에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종자의 저장 양분은 배우와 떡잎에 저장되어 있으며, 이들 저장 양분은 종자가 발아하는 동안 분해되어 유묘의 생장에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종자는 여러 가지 성분을 함유하고 있으나, 다량으로 함유된 저장 양분의 종류에 따라 전분종자, 지방 종자, 단백질 종자 등으로 나누어지고 있다. 벼/보리/밀/옥수수 등은 전분종자이고, 유채/땅콩/목화/뽕나무 등은 지방 종자이며, 콩/완두 등은 단백질 종자이다. 

전분종자의 전분은 주로 배우에 저장되며, 저장된 전분립은 작물의 종류에 따라 고유한 형태와 크기를 나타낸다. 지방 종자는 지방이 주로 배우에 저장된 것(피마자/목화), 떡잎 속에 저장된 것(해바라기/콩), 그리고 배우와 떡잎 속에 고루 분포된 것(뽕나무)으로 나누어진다. 콩과 같은 단백질 종자는 20~36%의 저장 단백질을 함유한 반면에 전분종자는 10% 정도의 저장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밀의 경우 단백질은 배우를 둘러싸고 있는 호분층에 주로 분포하고 있으며, 배와 배우에는 소량이 분포하고 있다. 

종자 구성 성분의 조성은 유전적 특성이지만 재배틀 건에 의해서도 많은 차이를 보인다. 특히, 생산지의 환경(토양/기상환경)과 재배 방식에 따라 종자의 구성성분 비율과 함량이 달라질 수 있다. 종자의 주요 구성 성분뿐만 아니라 2차 대사물질을 포함한 다양한 생리 활성물질의 함량도 환경적인 영향을 많이 받는다. 

발아는 배의 생장 재개에 의한 종피의 파열과 유식 물의 생장 개시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종자에서 발아 현상의 최초 과정은 수분 흡수이다. 이어 조건이 적합하면, 배의 발육은 지속되고 종피를 뚫고 나와 생장을 계속하게 된다.

발아의 인식은 '유아/유근이 종피를 뚫고 나온다'는 형태학적인 관찰로만 확인된다. 그러나 이는 생리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발아 현상의 마지막 과정이다. 따라서, 생리/생화학적인 측면에서 발아란 넓은 의미로 발아 과정 전체를 의미한다. 즉, 수분의 흡수에서 유아/유근의 출현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의 복잡한 생리/생화학적 변화를 내포한다. 그러나 좁은 의미로는 발아 유기 현상을 의미한다. 

종자가 발아하기 위해서는 수분 흡수, 저장 양분의 소화, 양분의 이동, 호흡, 생장 등의 일련의 과정을 거친다. 발아는 종자가 물을 흡수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종자의 물 흡수는 침윤과 삼투에 의하여 일어난다. 보통 종자가 발아에 필요한 만큼 충분한 물을 흡수하려면 종자가 직접 물에 접촉해야 한다. 그러나 밀/보리/호밀 등의 종자는 수증기로 포화한 공기 중에서도 발아에 충분한 물을 흡수할 수 있다. 수분 흡수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종자의 크기, 종자의 교질 조성, 종피의 투수성, 물과의 접촉 상태, 온도 등이 있다. 종자의 물 흡수량이 최고에 도달하는 시간은 작물의 종류에 따라 다를 뿐만 아니라, 온도에 따라서도 다르다. 대체로 작물 종자의 흡수 속도는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빨라지지만 너무 높아지면 오히려 늦어진다.

종자가 발아하여 광합성 기관을 전개하고 광합성을 할 때까지 기관 형성에 필요한 성분이나 생활 유지에 필요한 에너지는 종자 안에 저장된 양분으로부터 공급받는다. 종자의 저장 양분인 전분/지방/단백질 등을 분자량이 큰 화합물로 물에 대한 용해도가 낮아 작물에 내 이동이 용이하지 않으므로 먼저 가수분해되어 물에 잘 녹는 분자량이 작은 물질로 전환된 다음 이동하게 된다.

이처럼 저장 양분이 물에 녹아 이동하기 쉬운 물질로 전환되는 과정을 소화하고 하며, 이는 종자가 물을 흡수한 후 일어나는 최초의 화학적 변화이다. 이러한 변화는 작물의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흡수 후 6-12시간 이내에 일어난다. 소화 과정은 여러 가지 효소의 작용에 의하여 진행되는데, 수분 흡수 개시 후 8시간 이내에 주요 가수분해 효소들의 활성이 현저히 증가하는 것이 확인된다. 

전분은 발아할 때 당으로 전환된 후 에너지원으로 사용된다. 전분은 아밀로스와 아밀로펙틴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들의 비율은 전분의 종류에 따라 다르다. 전분 가수분해효소 중에서 α-amylase는 아밀로스를 분해하여 맥아당과 포도당을 생성하고, β-amylase는 아밀로펙틴을 분해하여 포도당, 맥아당과 덱스트린을 생성한다. 맥아당은 α-glucosidase에 의하여 가수분해되어 포도당이 된다.

관련 문헌: 변종용ㆍ윤성중ㆍ이인중ㆍ김도순, 삼고 작물 생리학(서울: 향 문사, 2014), 268-27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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